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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을 철학으로 세운 회의주의의 원형 고대 철학자 피론 고대 철학의 이단적 시선고대 그리스 철학자 피론은 철학사에서 독특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처럼 체계적인 철학 체계를 구축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제시한 '회의주의'는 이후 수많은 사상가들에게 영향을 주며 하나의 철학적 전통으로 남았다. 피론은 “모든 것은 판단 보류의 대상이다”라는 급진적 주장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진리는 결국 주관적 믿음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그는 인식에 대한 불신과 의심을 통해 인간이 궁극적으로 평정, 즉 마음의 고요함에 도달할 수 있다고 여겼다. 철학이 절대 진리를 찾는 여정이라 여겨지던 시대에, 피론은 오히려 진리를 의심하는 것이 진정한 지혜의 시작이라고 말하며 기존 철학의 틀을 전복했다. 그의 사유는 '지식'이라는 개념 자체를 뿌리부터 흔드는 혁명적.. 2025. 7. 8.
사랑을 정의한 고대 철학자 디오티마, 향연속 여성 지성의 실체 향연에 등장한 디오티마 실존과 허구의 경계디오티마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저술한 향연에 등장하는 여성 지성인이다. 아테네의 지성들이 사랑에 대해 각자의 철학을 나누는 이 대화편에서, 디오티마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소크라테스의 입을 통해 가장 깊고 철학적인 사랑의 개념을 설파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녀는 단순한 신탁의 여성이 아니라, 사랑을 존재론과 윤리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철학자이다. 플라톤은 향연에서 소크라테스가 “나는 디오티마에게서 배웠다”고 고백하게 함으로써, 철학적 사유의 출발점으로서 여성 지성의 권위를 인정하고 있다. 이는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때문에 디오티마는 실존 인물이었는지에 대한 논의와 함께, 플라톤이 창조한 이상적 여성 철학자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2025. 7. 7.
변화를 철학한 고대 철학자 크락실라스, 유동의 본질을 탐구하다 고대 그리스 철학 속 '변화'에 대한 질문고대 철학은 언제나 변화와 정체성의 문제를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파르메니데스는 "존재는 하나이며,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반면, 헤라클레이토스는 "모든 것은 흐른다"는 명제로 유동의 세계를 강조했다. 이러한 두 축의 대립 속에서, 크락실라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급진적 제자이자 계승자였다. 그는 단지 변화가 존재한다는 정도가 아니라,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이름조차 정확히 붙일 수 없다"는 급진적 결론에 도달했다. 이러한 사유는 언어와 인식,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낳았다. 세상은 끊임없이 움직이기에, 우리가 무언가를 ‘정의’하거나 ‘이해’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크락실라스는 이처럼 변화의 절대성을 철학의 중심 문제.. 2025. 7. 6.
공감의 철학을 실천한 스토아 학파의 창시자 고대 철학자 제논 난파에서 시작된 철학의 여정키티온의 제논은 기원전 4세기 말경, 키프로스 섬의 항구 도시 키티온에서 태어났다. 그는 처음부터 철학자가 되려 했던 것은 아니었다. 젊은 시절 상인으로 일하던 그는 아테네로 향하던 배가 난파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아테네에 도착한 제논은 우연히 한 서점에서 소크라테스에 관한 책을 읽게 되고, 그 내용에 감명을 받아 철학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제논은 여러 철학자들의 문하를 전전하며 다양한 사상을 배웠다. 키니코스 학파의 크라테스에게 실천적 단순함을, 플라톤주의자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들에게 논리와 윤리의 체계를 익혔다. 그는 이 모든 것을 통합해 새로운 철학 체계를 세웠고, 이를 후에 ‘스토아 철학’이라 부르게 된다. 그는 아테네의 ‘스토아 포이킬레(채색 주랑)’에.. 2025. 7. 6.
초월적 이원론을 전한 고대 철학자 자르투스트라, 니체 이전의 사유 신화와 철학의 경계에 선 인물자르투스트라 또는 조로아스터는 고대 이란 지역에서 활동했던 철학자이자 종교 창시자다. 그의 정확한 생몰 연대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기원전 1000년경으로 추정된다. 많은 이들이 그를 신화적 인물로만 기억하지만, 자르투스트라는 단순한 종교 지도자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고대 철학의 태동기에서 ‘선악의 이원론’이라는 초월적 사유 구조를 제시하며, 존재의 본질과 윤리의 기원을 탐색했다. 신과 악, 빛과 어둠이라는 이항 대립의 구도는 단순한 도식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꿰뚫는 철학적 틀이었다. 그가 남긴 사상은 아베스타라는 경전에 담겨 있으며, 이는 단지 종교 경전이라기보다는 윤리적이고 존재론적인 철학 체계다. 자르투스트라는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자유의지를 동시에 강조했으며, 이.. 2025. 7. 5.
수와 영혼을 논한 피타고라스주의 고대 철학자 필롤라우스 피타고라스의 제자이자 전승자필롤라우스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중 하나로, 피타고라스 학파의 중심 인물이었다. 그는 기원전 5세기경 활동했던 인물로, 수학과 형이상학, 윤리학을 결합한 독창적인 사유를 펼쳤다. 필롤라우스의 독특한 점은, 사물을 이해하는 방식으로 ‘수’라는 개념을 철학의 중심에 놓았다는 데 있다. 그는 세계가 무작위적이 아니라 수학적인 질서에 따라 구조화되어 있다고 믿었으며, 이러한 신념은 후대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피타고라스의 가르침을 체계화하고 문헌으로 남긴 최초의 철학자라는 점에서, 그는 피타고라스주의를 글로 구체화한 인물로 평가된다. 필롤라우스의 저작으로 알려진 자연에 대하여는 지금은 소실되었지만, 고대 문헌에 인용된 일부 단편을 통해 그 철학을 엿볼 수 .. 2025.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