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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아래 숨겨진 이야기들

해양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가?

by 어웨어12 2025. 4. 16.

태평양 거대 쓰레기 섬 이야기

해양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요?태평양 거대 쓰레기 섬이 생겨난 원인과 그 안에 존재하는 쓰레기의 실체, 그리고 인류에게 주는 영향을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해양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가?
해양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가?

 

 

쓰레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보이지 않을 뿐이다

우리는 매일 플라스틱을 쓰고, 쓰레기통에 버린다. 수거 차량이 와서 치우고 나면, 그 쓰레기는 사라진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사실 쓰레기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야에서만 사라질 뿐, 결국 지구 어딘가로 향한다. 특히 바다로 흘러들어간 쓰레기는 자연 분해되지 않고, 바닷물, 조류, 바람에 떠밀려 ‘지구의 가장 깊은 곳’, 혹은 가장 멀리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모여 만들어진 것이 바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섬’이다. 이 글에서는 해양 쓰레기가 어떤 경로로 바다에 흘러 들어가고, 그 끝에서 어떤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함께 살펴보려 한다.

 

 

해양 쓰레기는 어떻게 바다로 흘러가게 될까?

대부분의 해양 쓰레기는 육지에서 시작된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비닐봉지, 페트병, 빨대, 플라스틱 용기, 담배꽁초 등이
길거리나 하천으로 흘러들어가고, 강과 배수로를 타고 바다로 흘러간다. 한 번 바다로 나간 플라스틱은 햇빛에 부서지기는 해도 완전히 분해되지 않는다.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 동안 남아 작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이 되며 해양 생물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태평양 거대 쓰레기 섬이란?

태평양 거대 쓰레기 섬은 북태평양의 해류 순환 지점에 형성된 플라스틱 쓰레기 집합 지대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하와이, 일본 사이의 북태평양 한복판에 있으며, 크기는 약 160만 ㎢, 한반도의 15배에 달할 정도로 광범위하다. 이곳은 '섬'이라고 부르지만, 딱딱한 땅처럼 떠 있는 구조물이 아니라 무수한 부유 플라스틱과 폐기물이 떠다니는 띠 형태의 집합체다. 눈으로 보기에 전부 연결되어 있지는 않지만, GPS와 위성으로 추적해보면 쓰레기 밀집 구역이 확실히 존재한다.

 

 

왜 여기에 쓰레기가 모이게 될까?

해양에는 '해류 순환 시스템'이 있다. 이것은 지구의 자전, 바람, 해수 밀도 차이 등에 의해 형성된 거대한 원형 해류의 흐름이다. 태평양의 경우, 북적도 해류 → 쿠로시오 해류 → 북태평양 해류 → 캘리포니아 해류 이렇게 시계 방향으로 거대한 원형 흐름이 만들어지고, 이 안에 있는 쓰레기들은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고 중앙으로 밀려 모이게 된다. 이처럼 해양 순환 속의 정체 구역이 쓰레기의 '최종 목적지'처럼 기능하게 되며, 그 중심이 바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섬’인 것이다.

 

 

그 안에는 어떤 쓰레기들이 있을까?

태평양 쓰레기 섬에는 다양한 종류의 해양 쓰레기가 발견된다. 페트병, 플라스틱 뚜껑,  낚싯줄, 그물, 부표 등 어업 폐기물, 포장 비닐, 스티로폼 조각, 담배 필터, 칫솔, 빨대 등 생활 플라스틱등이 있다. 이 쓰레기들의 94% 이상이 플라스틱이며, 특히 1mm 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존재해 해양 생물의 장기 내에 축적되기도 한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폐어구(사용하지 않는 어망·그물 등)가 전체 해양 쓰레기의 약 46%를 차지하며, 바다거북, 고래, 물고기 등이 이에 얽혀 질식사 또는 내부 장기 손상으로 죽는 경우도 많다.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태평양 한가운데 떠다니는 쓰레기들은 단순히 ‘먼 바다의 문제’가 아니다. 그 쓰레기들은 결국 우리의 몸, 식탁, 경제, 그리고 미래 세대로 돌아온다. 해양 쓰레기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넓다.

생태계 붕괴

먹이사슬이 무너지면, 인간도 안전하지 않다특히 멸종 위기에 놓인 바다거북이나 알바트로스 같은 해양 생물은 이 쓰레기 문제로 인해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이는 해양 생물 다양성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생물 축적

결국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온다그리고 이 작은 생물을 먹은 큰 물고기, 그리고 그 물고기를 잡아 식탁에 올리는 인간에게까지 먹이사슬을 따라 미세플라스틱이 전이된다. 식용 조개, 굴, 생선의 장기에서 인간의 대변에서 심지어 태반, 혈액 속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아직 인체에 어떤 장기적 영향을 미치는지 완전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염증 유발, 호르몬 교란, 세포 손상 가능성 등은 이미 과학적으로 경고되고 있다.

바다의 질병화

‘쓰레기 표면’은 병원균의 온상일부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 조각은 해양 박테리아와 함께 ‘플라스티스피어’라고 불리는 인공 미생물 생태계를 형성하며, 이들이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주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밝혀졌다.

어업과 관광 산업 피해

바다가 병들면 경제도 흔들린다 어업 피해: 그물에 쓰레기가 얽히거나, 폐어구가 다시 다른 해양 생물을 잡아 죽이는 유령어업 문제가 심각하다. 관광 산업 피해: 해변에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관광객이 줄고, 지역 경제 기반이 무너지는 사례도 많다. 특히 해양에 의존하는 지역 경제, 섬 국가, 연안 소도시는 이 쓰레기 문제가 생존과 직결된 현실이 되고 있다.

기후 변화와의 연결

해양 오염은 탄소 순환에도 영향을 준다바다 표면의 플랑크톤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이를 심해로 가라앉히는 역할을 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이 플랑크톤에 흡착되면 이 과정이 방해받는다.

요약하면..

해양 쓰레기는 단순히 ‘멀리 떠 있는 오염물’이 아니다. 그것은 바다 생태계부터 시작해, 먹이사슬, 인간 건강, 지역 경제, 지구 기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흔들 수 있는 조용한 위협이다. 즉, 해양 쓰레기 문제는 단순한 미관 문제나 쓰레기 처리 문제가 아니라, 기후 위기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된 구조적 문제다. 플라스틱은 생산과정에서부터 석유 자원을 소모하고, 소각 시 이산화탄소와 유해 화학물질을 배출한다. 또한 바닷속에 들어간 플라스틱은 바다의 탄소 흡수 능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해양 쓰레기는 자연환경 문제일 뿐 아니라, 산업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 특히 온난화와 플라스틱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면, 병원성 해양 미생물의 확산 속도와 범위가 더욱 커질 수 있다.

플라스틱은 바다 위에 오래 떠 있을 수 있는 물질이다. 그 표면은 해양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며, 이는 기존 생태계에 없던 새로운 병원균이 번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일부 연구에서는 플라스틱은 바닷속에서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는다. 햇빛, 파도, 염분에 의해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변할 뿐이다. 이 미세 입자들은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플랑크톤부터 작은 어류까지 쉽게 흡수하거나 삼킬 수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 생물에게는 단순한 장애물이 아니다. 투명하거나 떠다니는 모양 때문에 물고기, 바다거북, 바닷새 등이 먹이로 오인하고 삼키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먹이로 착각한 플라스틱 조각은 소화되지 않고 위장에 쌓이며, 영양분을 흡수하지 못하게 만들어 굶주림 속에 죽게 만들거나, 내부 장기를 손상시켜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 일회용 플라스틱 컵, 빨대, 포장지 사용을 최소화하자.
  2. 올바른 분리배출 실천하기 : 재활용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정확한 분리배출 습관 갖기.
  3. 지역 해양 정화 활동 참여 : 해변 청소, 해양 쓰레기 모니터링 활동은 생각보다 큰 효과를 가져온다.
  4. 정책과 기업에 관심 갖기 : 플라스틱 대체 소재 개발, 탄소중립 기업 제품 소비 등 일상 속 선택이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게 아니다

태평양 한가운데, 아무도 살지 않는 먼 바다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존재한다. 그곳은 인간이 남긴 흔적이 모여 만들어진 지구의 상처이자, 우리가 ‘버린 것’의 미래가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공간이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변명을 할 수 없다. 쓰레기는 분명히 어디론가 가고 있고, 그 끝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바다를 위해서가 아니라,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해서 쓰레기를 줄이고, 순환을 고민하며, ‘버린 뒤의 책임’을 진지하게 생각할 때다.